국가영어능력평가 모의시험장 가보니 [세계일보]"처음 치르는 영어 말하기·쓰기시험이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올해 대학 입시 수시모집에 시범 활용될 예정인 니트(NEAT·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2, 3급 모의평가가 20일 전국 109개 시험장에서 처음 실시됐다. 이번 모의평가에는 고3학생 2294명(2급 1673명, 3급 621명)이 응시했다.

서울 계동 대동세무고에서 모의평가를 치른 이 학교 조영상군은 "컴퓨터로 영어시험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새 평가 방식에 적응하려면 상당한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니트는 답안지에 답을 체크하는 지필평가가 아니라 모니터를 통해 질문을 받은 뒤 마우스로 답을 클릭해 입력하는 인터넷기반평가(IBT)이다. 수험생들은 듣기(50분), 읽기(60분)에 이어 말하기(25분), 쓰기(45분) 평가가 시작되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문제가 제시되자 마이크에 대고 더듬더듬 영어로 대답하거나 당황해서 가만히 있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였다.

서울 월계고 3학년 홍재원양은 "오늘 영어 말하기와 쓰기 시험을 처음 봤다"며 "수업 시간에 회화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아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수험생들은 듣기, 읽기의 경우 수능 외국어 영역에 비해 어렵지는 않았지만 IBT 방식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니트 주관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별다른 프로그램 오류 없이 모의 평가가 진행된 데 대해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평가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총 8회에 걸친 베타테스트를 통해 웬만한 니트 프로그램 오류는 바로잡았다"면서 "이번 평가 과정및 결과를 토대로 6, 7월 본시험의 안정적 시행과 향후 보다 나은 영어 평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니트는 토익 등 각종 공인어학능력시험 수요를 흡수하고 한국인의 말하기, 쓰기 능력 평가를 위해 정부가 개발한 영어능력평가시험이다. 기존 시험의 듣기와 읽기 평가 외에 말하기와 쓰기 영역을 추가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1급과 중등학생 대상의 2급(기초학술영어), 3급(실용영어)으로 나뉜다. 정부는 올 하반기 2016학년 수능부터 외국어영역을 니트로 대체할 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공주대와 창원대 등 7개 대학은 올해 수시모집에서 니트 본시험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다.